목자의 에세이

    사랑을 위하여
    2018-05-03 10:24:00
    한종우목사
    조회수   963
    가을의 문턱에 서면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고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먼저, 얽매이기 쉬운 것과 무거운 것을
    벗어버릴 때가 왔다고 생각을 한다
    지리한 여름을 매달고 있었던
    잎새들과 열매들을 다 털어버리고 다 주고 나면
    나무는 홀로 서있게 된다.
    홀로 서 있을 때 나무는 자유하게 되고
    홀로 절대자와의 속삭임으로 들어간다
    떨쳐 버리지 못하여 안타까와 하고 고민하고 아파하고
    걸핏하면 분노하고 미워하는 인생의 모습이란
    자연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다
    또 하나는 그리움을 생각한다
    붙어있을 때는 누구도 모른다.
    "붙어 있으려니" "늘 있으려니"
    "당연히 있으려니" 생각한다.
    불가항력적인 손으로 맺어진 책임이 있어서
    늘 이렇게 붙어 살아야 하나! 생각하다가
    낙엽이 하나 둘 다 떠나가면 잎새 하나가 그리워진다.

    그 색깔, 그 웃음, 그 춤사위,
    구멍나고 찢어질 때까지 붙어있어 주었던 것들이
    다 기억나 그리움만 쌓인다.
    그때 존재의 소중함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나도 늘 붙어있는 무거운 짐을 한번 털어내고
    잠시동안 떠나보려고 한다.
    그러면 내가 힘겹게 품고 기도하던 사람들의
    색깔, 몸짓, 웃음, 노래들이 내 영상에서 스며 나와
    나를 그리움에 빠지게 해서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만들 것이다.
    또 잠시 떠난 구멍난 나를 떠올리며
    "그의 마음에, 심장에, 구멍난 것은
    우리를 사랑해서 찢어진 낙엽이 되었다" 고
    나를 그리워 할것이다.
    우리는 벗어 버리고 털어내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것을 묵상할 줄 알아야 한다.
    이 가을에 나는 떠나 보려고 한다. 사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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