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의 에세이
어떻게 해산했는가
그 때를 어제로 기억한다. 빠르게 또 여기까지 왔다. 봄이 하늘에서 내려 올 때, 땅이 겸허하게 큰 입으로, 봄의 왈츠를 추며 하늘의 기운을 품고 임신했다가 이렇게 다양한 종족을 퍼뜨려 놓듯 가을을 총 천연색으로 해산해 놓았다. 이렇게 해산이 아름다운 이유는 먼저 하늘의 소식을, 하늘의 소리를, 하늘의 기운을 이유없이 받아들이고 임신하여 품었다는 것이고, 또하는 품고 낙태 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바람, 태풍, 외완, 내풍, 공격, 하늘이 끈겨진 것 같은 가뭄, 또 다른 길에 대한유혹 등, 그 많은 이유에도 품고 그 지리한 여름을 넘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이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는 자리에서, 삶의 자리에서 자신을 뿌리박아 성실하게 그 자리를 지키다가 열매로, 웃음으로, 님의 영광을 반사하는 빛으로 해산해 내었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님께서 “나를 품으라” 하셨는데 “나를 임신하라”라는 음성으로 들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본능적 육신의 방어책으로, 그것이 생각이든 욕심이든 정욕이든 님의 소리가 강단에서 님의 종을 통해 떨어지면 입맞추지 못할 때가 많았고 이유가 많아 받아들이지 못하고 품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나마 내안에 임신 되었던 님의 소리로 세상의 소리가 밀려오거나 조그마한 우환이 다가 오면 다 쏟아내고, 비바람 시련, 태풍시련, 유혹시련, 정욕시련에 내안에 보화를, 내안의 님의 소리를 수없이 많이 낙태시켜 오지 않았던가. 그리고 조금 힘들다고 내자리 떠나, 님의 자리를 떠나 썩어 없어질 자리에 뿌리 박아 놓고 왜 열매가 없느냐고 소리 지를 뿐만아니라 세속의 양분을 빨아들여 다른 열매를 해산해 놓고는 내 영혼의 비명을 지르는 어리석은 염문을 뿌리면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가을의 끝자락에 점검해 보라.
겨울이 더 춥지 않도록 느끼기 위해서 여기서 “점검” “깨달음” 그리고 님께서 최고의 영광의 색깔이라 인정하시는 “회개”가 동반 된다면 다시는 그렇게 님의 씨앗인 님의 소리를 그렇게 내 밭에 받지 않을 것이며, 그 소리를 그렇게 품지 않을 것이며, 낙태 시키지도 않을 것이며, 썩는 것을 해산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을의 끝자락에 단풍잎 다 떨어진 나무에 나를 걸어 놓고 나는 해산을 어떻게 했는가 묵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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