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의 에세이

    여기에 와 있다
    2018-02-18 12:30:00
    한종우목사
    조회수   1024

    어둠에 따라가지 않으려고

    어둠에 간 사람이 있다

    어둠에 가되 어둠의 하늘에서

    별 하나의 빛이 되고자 한다

     

    어둠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제대로 넘어진 사람이 있다

    그 넘어짐으로

    제대로 깨지고

    온전히 부셔져

    님만을 붙잡고 일어서려고

    날마다 님의 하늘을 보고자 한다

     

    빛으로만 가려는 사람이 많은 세상

    어둠에 가되

    빛으로 어둠에 가는 사람이 많아야

    빛이 상처를 입지만

    빛이 깨짐으로

    어둠이 빛이 되기에

    상처를 꽃으로 여기고

    깨짐을 빛으로 삼으려 한다

     

    여기 흑암의 동장군을 깨고

    님의 빛을 캐내는 사람이 와 있다

     

    저녁노을 같은 양들의 눈물을

    그 가슴에 충분히 넣어

    그 밤이 지나고

    새 빛을 떠오르게 할 목자

    여기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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