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의 에세이
오늘 밤 내 발이 나를 이끌어 한강줄기를 따라 사색의 강물에 빠지게 했다. 어디서 시작해서 걸었는지도 모르고, 걸어온 코스도 시간도 잊었었다. 생각하는 것이 좋았고 주님이 내안에 계시다는 확신이 밤을 잊게 하는 빛이 됨을 느낄 수 있었다. 잘못된 확신의 빛을 붙들고 세상에 영혼들을 닥치는 대로 어둡게 했던 바울이 만났던 강렬한 빛은 이 세상에 있는 것, 기득권, 명예. 소유, 신분을 다 잃어버리거나 버려도 행복한 내님 주님을 만났을 때 얻은 절규와 같은 빛이 아니었겠는가 묵상해 보았다.
오늘밤이 이렇게 밝은 것은 웬일일까. 밤중에는 내가 빛이 되어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님의 빛이 내안에 활동할 때는 내가 스스로 빛이 되어 보려고 해보았자 고래 앞에서 물을 품어대는 새우만큼도 못한 빛이요. 잔딧불 한 마리가 메인스타디움의 불빛 밑에서 앵앵거리는 추임새보다도 훨씬 못한 빛이다. 그 빛이 내안에 왔으면 우리는 그 빛이면 충분하다
바울이 초라하게 거꾸러졌던 빛은 님의 빛 앞에서 만이었다. 그가 세상에서 온통 두른 빛, 영광, 눈부심... 그 빛은 내님의 빛 앞에서는 무대 빛 앞에 켜놓은 수만개 초불을 켜 놓아도 밝을 수 없고 드러나지 않는 스스로 자멸되는 빛이었다고 할까. 그런 얄팍한 지성의 빛가지고 사람을 인도할 수 없으니 차라리 사람들을 가두고, 죽이고, 모함하고, 막는 것으로 자신의 빛을 과시하려했던 것이 아니었겠는가.
우리는 스스로 고개 들수록 더 초라해지는 빛을 가지고, 아니 요동할수록 그 빛마저 꺼져버리는 빛을 온통 두르고 자랑하고 교만하고 자만하고, 그 꺼져가는 빛을 드러내서 정죄하고 판단하여 세상을 더 어둡게 했던 어둠의 종들이 아니었나 묵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역사는 어두워져도 더 밖에 보이는 것은 내안에 주님이 오실 때만 가능하다. 역사의 밤을 살아가고 세속의 밤을 몸부림치는 나와 우리 양들에게 님이 늘 오심으로 밤도 빛이 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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