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의 시

    은행잎 얼굴
    2024-11-08 11:33:16
    권순호
    조회수   132

    새파랗게 질리도록

    폭풍과 더위를 다 받아 내고는

    노랗게 다 빠지고 내려놓은

    그 얼굴은

     

    다 익은 꽃

    다 담은 꽃

    거꾸로 피는 꽃

    다 준 꽃

    다 이룬 꽃

    떨어져도 행복한 꽃

    밟혀도 웃는 꽃

    또 다른 세상을 걷게 하는 꽃

     

    그 누구든

    마지막이 꽃이 될 수 있다면

    십자가에서 님처럼 떨어져도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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