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의 에세이

    참된 예배자로 설 수 없을까
    2026-04-08 16:09:44
    조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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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된 예배자가 되려는 사람은 누구나 오랫동안 예배를 잘 드리는 것에 대해 고민한다. 예배 시간에 집중했는지, 찬양을 제대로 불렀는지, 마음이 뜨거웠는지. 예배가 끝나면 늘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 된다. 참된 예배는 나를 평가하게 만들기보다, 나를 내려놓게 만든다는 사실을.

    참된 예배는 특별한 순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시간 속에서 시작된다. 감정이 무뎌진 날, 기도가 막힌 날, 하나님이 멀게 느껴지는 날에도 예배는 가능하다. 그 이유는 예배가 감정의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태도이기 때문이 아닐까?

    예배는 종종 무언가를 얻기 위한 통로처럼 오해된다. 위로를 얻기 위해, 해답을 얻기 위해, 힘을 얻기 위해 예배의 자리에 선다. 물론 하나님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말씀하시고, 힘을 주신다. 그러나 참된 예배는 그 모든 것을 넘어서 있다. 예배는 하나님이 내 필요를 채워주시는 시간이기 이전에, 내 삶의 중심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고백하는 시간이다. 참된 예배는 나를 정직하게 만든다. 하나님 앞에서는 그럴듯한 말보다, 숨기고 싶었던 마음이 먼저 떠오른다. 잘 믿고 있다는 생각보다, 여전히 두려워하고 계산하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 순간이야말로 예배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하나님은 포장된 고백보다, 들킨 마음을 기뻐 받으신다.

    예배는 때로 나를 편안하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편하게 한다. 내가 붙들고 있던 것들,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던 것들이 조용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참된 예배는 나를 안심시키기보다, 방향을 수정한다. 잘 가고 있는지보다, 바른 곳을 향하고 있는지를 묻게 한다. 참된 예배는 화려하지 않다. 큰 소리의 찬양이나 많은 말의 기도보다, 하나님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작은 결단에서 시작된다. 말이 막혀도, 감정이 따라오지 않아도, “그래도 하나님 앞에 서겠습니다라고 선택하는 순간, 그곳이 참 예배의 자리다.

    예배는 예배당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예배당을 나서는 순간부터 더 분명해진다. 누군가를 대하는 태도, 손해를 감수하는 선택, 침묵해야 할 순간에 말을 삼키는 인내 속에서도 예배는 계속된다. 참된 예배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선이 삶 속으로 흘러 들어갈 때 완성된다.

    참된 예배는 크지 않다. 그러나 깊다. 눈에 띄지 않지만, 오래 남는다. 그리고 그 예배는 어느 순간 내 삶을 조용히 바꾸어 놓는다. 하나님을 더 많이 느끼게 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다시 중심에 두게 만들기 때문에. 그 변화가 바로, 참된 예배의 열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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